'기후 위기'의 심각성만큼 문제 해결을 위한 도전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신소재공학부 남대현 교수는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차세대 기술로 평가받는 '전기화학적 CO₂ 환원 반응(CO₂RR)' 연구를 발표하며 2025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연구자(HCR)'로 선정되었다.
▲ 탄소 순환을 위한 CO₂ 전기환원 반응(CO₂RR)
CO₂ 저감을 넘어 화석연료를 대체하는 연구
이산화탄소( CO₂)는 지구 온난화를 가속하는 기후 위기의 주범이다. 전 세계가 CO₂를 줄이기 위한 전방위적 싸움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남대현 교수의 연구는 상상을 뛰어넘는 접근을 이루어내며 큰 주목을 받았다. 대기 중에 있는 CO₂를 포집해 메탄올, 에틸렌, 에탄올과 같은 고부가가치 화합물로 전환하는 CCU(Carbon Capture and Utilization) 기술이다. 남 교수는 전기 에너지를 이용해 화학 반응을 정밀하게 제어하는 촉매 소재를 연구하며 '전기화학적 CO₂ 환원 반응(CO₂RR)'에 중점을 두고 있다.
"CO₂RR 기술을 활용해 생산하는 화합물들은 의류나 연료 등 우리 생활에 필수적인 요소들을 만드는 데 사용됩니다. 현재 산업에서는 석탄, 석유 등의 화석연료로 만들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계속해서 CO₂가 배출될 수밖에 없어요. 저희 연구는 CO₂도 저감하고, 화석연료도 대체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내는 일입니다."
▲ 남대현 교수와 전기화학 촉매 소재 연구실 팀원들
탄소 업사이클링을 향한 도전
2015년 파리기후협약을 계기로 탄소중립이 전 세계적 화두로 떠올랐을 때, 학위과정에서 그린 수소와 전기화학 촉매를 연구하던 남 교수에게 CO₂ 전환 기술은 매력적인 도전으로 다가왔다. "평소 도전적인 연구를 선호하는 성향이기도 하고, 제가 전공한 신소재공학 기술로 인류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하고 싶었어요." 박사학위를 받은 후 CO₂RR을 중점적으로 연구하는 토론토 대학교 연구 그룹에 박사후연구원으로 합류하면서, 본격적으로 이 분야에 뛰어들었다.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기 위해 탄소세(Carbon Tax) 및 탄소국경조정제도(Carbon Border Adjustment Mechanism, CBAM) 등과 같은 다양한 제도가 논의되면서, 신재생에너지의 개발과 보급은 선택이 아닌 필수 과제가 되었습니다. 저희 연구실은 신재생에너지와 연계된 CCU 기술, 나아가 탄소 업사이클링을 핵심 연구 방향으로 삼아 친환경 에너지 및 지속가능한 화학 공정 구현에 기여하고자 합니다."
아직 신재생에너지는 기존의 화석연료에 비해 효율성과 경제성 측면에서 개선이 필요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학문 분야에서 활발한 연구가 진행 중이며, 학문 간 연계 또한 필수적으로 동반되고 있다.
연구의 완성으로 가는 길, 협력
"박사후연구원 시절 첫 월간 미팅이 아직도 생생해요. 신소재공학, 화학공학, 기계공학 등 각기 다른 분야 전문가들이 하나의 목표를 향해 열띤 토론을 펼치고, 각자의 강점으로 연구를 발전시켜 나가는 모습이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토론토 대학교에서의 이 경험은 남대현 교수가 연구실을 운영하는 철학의 바탕이 되었다. "연구는 결코 혼자서 완성할 수 없고, 다양한 사람들과의 협력 속에서 이루어집니다." 그래서 그는 학생들의 연구 역량만큼이나 됨됨이를 중요하게 본다. "개인의 욕심보다는 상대에 대한 배려와 원활한 소통을 바탕으로 함께 성장하고자 하는 학생들과 연구하고 싶어요."
연구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지도교수들로부터 받은 다양한 가르침도 이런 철학의 근간이 되었다. 학위과정에서는 연구에서 가장 중요한 '생각하는 방법'을 배웠고, 박사후연구원 시절에는 '연구 시야가 넓어지는 것'을 경험했다. 자신이 여러 스승에게서 창의적인 연구란 무엇인지, 이를 위해 어떤 연구 자세와 준비가 필요한지를 배웠듯이, 자신의 학생들에게도 의미 있는 가르침과 연구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 중 하나다.
지속가능한 미래, 탄소중립에 실질적인 기여로
늘 열성적으로 몰두하지만, 연구 과정은 계획한 대로 순탄하게 진행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럴 때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물고 늘어질 수 있는 열정과 인내심이 정말 중요합니다. 학생들에게도 늘 이런 부분을 강조하다 보니 다들 고생이 많으리라는 생각도 드네요.(웃음)" 엄격해 보이는 이 말 뒤에는 제자들을 향한 진심이 담겨 있다. "자기 미래를 걸고 대학원에 온 만큼, 더 많이 얻어내는 시간이 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남 교수는 교육과 연구를 분리할 수 없다고 강조한다. "교수가 하는 연구는 학생들과 함께하는 연구입니다. 제 목표는 의미 있는 연구를 지속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연구실을 구축하고, 학생들이 우수한 연구자로 성장하도록 올바르게 지도하는 스승이 되는 것입니다." 또한 연구자로서는 탄소중립 달성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촉매 소재 개발을 목표로 한다. 근본적인 질문에 집요하게 매달리는 연구를 지향하는 그의 여정은 지속가능한 미래를 향해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김건우(DGIST 석사과정 24, 고려대 박사과정 26 예정)
김성연(석박사통합과정 25)
이유진(박사과정 25)
최진영(학부연구생, 석사과정 26 예정)
이태민(DGIST 박사과정 23 외부 연구원)
남대현 교수님과 전기화학 촉매 소재 연구실 이야기
남대현 교수가 이끄는 '전기화학 촉매 소재 연구실'. 환경과 과학을 사랑하는 젊은 연구자들이 모여 지구를 위협하는 속도로 뿜어져 나오는 이산화탄소(CO₂)를 인류의 소중한 자원으로 만드는 마법 같은 일을 이뤄내고 있다.
Q. 연구실 동료들과의 생활이 궁금해요.
유진: 나이 차가 크지 않아서 다들 친구처럼 지내고 있어요. 연구하면서 막히는 부분은 편하게 공유하고, 가끔 커피 내기로 분위기를 환기할 때도 있습니다.
진영: 저는 학부 연구생으로 대학원 선배들과 랩 생활을 경험하는데요. 수평적이고 자기 주도적인 문화이면서도, 서로의 연구에 귀 기울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Q. 연구실의 하루는 어떻게 흘러가나요?
건우: 보통 오전에는 전날 데이터 정리와 당일 실험 계획을 세우고, 장비 예약 후 시약을 준비합니다. 오후에는 실험을 집중적으로 진행하고, 실험이 끝나면 데이터는 가능한 한 당일에 1차 정리까지 해두는 편입니다.
태민: 오전 10시에 출근해 일이 끝날 때까지 연구실에 머무는 루틴을 유지합니다. 늦은 밤까지 이어지는 일과가 고될 때도 있지만, 조용한 시간에 데이터에 집중해 성과를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큰 보람을 느낍니다.
Q. 이 연구실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성연: 어릴 때부터 환경 문제 해결에 기여하고 싶다는 꿈을 갖고 있었는데 교수님 지도하에 학부 인턴을 경험하면서 스스로 고민하고 실험을 설계해 나가는 과정이 큰 즐거움으로 다가왔습니다.
건우: 에너지 및 환경 문제를 실제로 개선할 수 있는 주제를 연구하고 실험 기반으로 끝까지 검증할 수 있다는 것이 매력적이었습니다. 연구 인프라도 잘 갖춰져 있고요. 단순히 아이디어로 끝나는 게 아니라 소재 합성부터 성능 평가, 메커니즘 해석까지 한 흐름으로 완결할 수 있는 환경이거든요.
Q. 연구자로서의 목표도 환경과 관계있나요?
유진: 실질적으로 환경 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연구자가 되고 싶어요. 단순히 성능이 좋은 전기화학 촉매를 만드는 게 아니라 그 안에서 일어나는 여러 메커니즘에 대해 고찰하는, 깊이 있는 연구를 하고 싶습니다.
태민: 장차 에너지 불평등을 해소하고 환경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혁신적인 기술을 상용화하는 연구자가 되고 싶습니다.
Q. 연구하면서 힘든 순간이 있다면?
성연: 나노 단위의 연구 특성상 미세한 농도나 습도 차이 같은 사소한 환경 변화에도 실험 결과가 크게 달라지는데요, 동일한 조건이라고 판단하고 수행한 실험에서 전혀 다른 데이터를 마주하게 됐을 때는 제 연구 자체를 의심하게 되기도 합니다.
건우: 맞아요. 실험 재현성이 무너질 때가 참 힘들어요. 같은 조건인데도 결과가 달라서 며칠 동안 원인을 추적했는데, 실험 셋업과 같은 기본이 결국 핵심이라는 걸 발견할 때가 많았어요. 그때부터 체크리스트를 만들었고, 이후에는 결과가 안정적으로 나오는 걸 보면서 많이 배웠습니다.

▲ (위) 2025년 11월, 한국전기화학회 추계 학술대회 / (아래) 2025년 5월, 스승의 날 기념
Q. 힘든 순간들을 어떻게 극복했었나요?
성연: 개인 프로젝트 실험 장비 셋팅이 생각대로 되지 않아서 밤 늦게까지 씨름하다가 막막함에 저도 모르게 한숨을 쉬었어요. 그때 선배들이 본인 실험을 멈추고 같이 살펴보면서 아낌없이 노하우를 공유해 주셨어요. 혼자였다면 며칠을 헤맸을 문제를 몇 시간 만에 해결하면서 랩에 깊은 신뢰와 소속감을 느꼈죠.
진영: 아직 학부생이라서 너무 기초적인 것을 물어볼 때가 많은데, 선배님들이 귀찮아하지 않으시고, 항상 알기 쉽게 답해주셔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유진: 최근 번아웃이 왔었어요. 여러 상황이 겹쳐 마음이 힘들었는데, 교수님께서 진심으로 귀 기울여주시고 함께 해결하려 노력해주셨습니다. 보시기엔 답답하셨을 텐데, 제가 일어설 수 있도록 기다려주시는 모습이 정말 감동적이었어요. 그 덕에 '진짜 잘하고 싶다, 포기하지 말고, 더 열심히 해봐야겠다' 생각하면서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태민: 교수님께서는 학생들의 자율성을 존중하면서도 결정적인 순간에 날카로운 통찰력으로 연구의 핵심을 짚어주세요. 연구자로서 갖춰야 할 태도와 비전을 제시해주시는 훌륭한 멘토라고 생각합니다.
Q. 우리 랩에 관심있는 학생들을 위해 조언해준다면?
유진: 이산화탄소 환원을 주로 연구하지만, 그 안에서 다양한 연구 분야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서로 자유롭게 소통하면서 연구할 수 있다는 것이 큰 강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진영: 저처럼 인턴 프로그램을 통해 연구실을 먼저 경험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태민: 밤늦게까지 연구실 불을 밝힐 수 있는 열정과, 실패 속에서도 배움을 찾으려는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가진 분에게는 최고의 무대가 될 거예요. 함께 에너지 미래를 설계하고 싶은 열정적인 학생들을 기다립니다!
'개인의 욕심보다 상대에 대한 배려와 원활한 소통을 바탕으로 함께 성장하려는 태도'를 지닌 학생들과 함께 연구하기를 지향하는 남대현 교수의 철학은 연구실 곳곳에 배어 있었다. 특히 '연구와 일상이 분리되지 않은 연구자이고 싶다'는 진심은 시약 및 소모품 적정 사용, 불필요한 전력 최소화, 자전거 이용하기 등 작지만 중요한 습관들로 발현되고 있었다. 당장 실천할 수 있는 기본을 지키는 것이 지금 하고 있는 연구를 더 의미있게 만든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지구를 위협하는 이산화탄소를 환경을 위한 마법의 자원으로 변신하는 이들의 마법 같은 연구 여정을 응원하며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