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배 학생(서어서문학 18), 제가 배운 고대 정신, 기부로 실천합니다
  • 작성일 2024.05.29
  • 작성자 고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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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U Future Makers
재학생 최고 금액 1억 기부한
박준배 학생

(서어서문학 18)
제가 배운 고대 정신,
기부로 실천합니다

재직 중인 여의도 건물 앞을 걸으며 지나가는 박준배 학생

지난 3월 24일, 고려대학교에서는 조금 특별한 기부식이 열렸다. 재학생 기부자 박준배 학생이 1억 원을 인문관 건립 기금에 기부하는 기부식이었다. 그는 군대와 경영학회 동아리에서 주식 투자로 얻은 수익과, 회사에서 일하며 모은 돈을 모아 기부했다. 이번 기부는 고려대학교 역사상 재학생 기부금 최고 금액이다. 4학년 1학기에 재학 중인 학생이자 학업과 일을 병행하는 직장인으로, 안암동과 여의도를 힘차게 오가는 그를 만났다.

노트북을 보는 박준배 학생

 

고등학교 시절에는 어떤 학생이었나요?

돌이켜 보면 말을 잘 듣지 않는 학생이었던 것 같아요(웃음). 체육 중점 고등학교를 다녔는데, 공부보다는 뛰어놀기를 좋아했고 방과 후엔 친구들과 자전거를 타고 멀리까지 라이딩을 즐겼죠. 다만 고등학교 시절 내내 신문 읽기와 다양한 독서를 계속 했어요. 그것이 바탕이 되어 재수 1년 만에 고려대에 입학할 수 있었죠.

고려대학교에 오게 된 계기는요?

고등학생 때부터 역동적인 이미지의 우리 학교를 선망했어요. 정시 점수가 잘 나와서 고려대와 라이벌 학교를 고민 했지만, 금방 결정을 내릴 수 있었어요. 학교에 와 보니 역시 '잘 왔다' 싶었죠. 역동적이기도 하고 무척 따뜻해요. 특히 제가 일하는 여의도에는 후배들을 챙기시는 선배님들이 많으세요. 그분들을 뵈며 '나도 후배에게 도움이 되는 선배가 되어야지'라는 마인드가 생기고 있어요.

대학 생활은 즐거웠나요?

대학에 와서도 여전히 공부를 열심히 하는 학생은 아니었어요(웃음). 다만 경험에 대한 갈망이 커서 학기 중에 아르바이트를 하고, 모은 돈으로 방학엔 여행을 갔어요. 학점은 엉망이었지만 동기들과 두루두루 친하게 지내기도 했고 돌이켜 보면 행복하게 잘 살았네요. 즉흥적인 것을 즐기는 타입이라 계획을 잘 하지 않다 보니 "쟤는 나중에 뭐 하고 살까 궁금해"라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그러던 제가 동기 중에서는 빨리 하고 싶은 일을 찾아 붙잡고 늘어져 가장 일찍 취업을 했네요. 사람 일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더니…(웃음).

가치투자학회 활동을 열심히 하셨다고 들었어요.

RISK(가치투자학회)는 제 학교생활에 정말 중요한 도움이 된, 소중한 곳이에요. 군 복무 때 시작한 재무 지식과 주식 스터디를 계속하기 위해 찾았는데, 체계적으로 배운 것도 많고, 무엇보다 학회에서 정말 좋은 친구와 선배들을 많이 만났어요. 지금도 끈끈한 사이죠. 우리 고려대는 학교에서 맺은 인연이 사회에 나가서도 계속 연결되고 서로 격려하는 것, 끈끈함과 내리사랑의 문화가 있는 것이 자랑스러워요. 저도 가끔 RISK에 가서 후배들을 만나거든요. 제가 생각하는 고대 정신도 '사람을 사랑하고 서로에게 힘이 되자'예요. 저희 회사에 고대 교우들이 많으신데 직장 동료 관계를 넘어서 서로 유대하고 깊은 고민을 털어놓으며 즐거움을 함께한다는 점이 정말 특별하게 느껴져요. '학교'라는 깃발 아래 이렇게까지 끈끈하게 모이기는 정말 쉽지 않은 것 같아요. 이렇게 보면 고대정신은 참 신기하네요.

 

고대 출신 회사 선배와 함께 대화하며 웃는 박준배 학생

고려대학교 출신 회사 선배와 함께

이번 기부는 민족고대 역사를 통틀어 학생 기부 최고액을 기록했어요.

생각보다 대서특필되어 놀랐지만, 제 기부가 그렇게 특별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물론 제게도 큰 돈이지만요. 기부는 항상 마음속에 담아 두고 있었는데, 그 시기가 생각보다 빨리 왔어요. '재학생도 기부할 수 있다, 기부는 그렇게 어려운 것이 아니다'를 알리고 싶었습니다. 돈은 버는 것보다는 어떻게 쓰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재학생 신분에서 가장 의미 있게 돈을 쓰는 길이라고 생각하니, 더욱 확신이 생겨서 4학년 첫 학기에 기부를 실행하게 되었습니다. 이따금 아깝지 않으냐고 묻는 이들도 있지만 그런 마음이었다면 애초에 시도조차 하지 않았을 거예요. 고려대를 통해서 받은 것의 일부를 다시 후배들과 나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더 뿌듯했어요.

특별히 인문관 건립을 위해 기부하신 이유가 있나요?

아, 인문관은 제게 아직도 응어리로 남아 있습니다(웃음). 2018년도 새내기로 입학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홍보관이 헐리면서 과방이 없어져서 국제관으로 이사했죠. 군대에서는 전역하면 새로운 인문관에서 공부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전역하고 나서도 진척이 더디니 실망했었어요. 경영관은 건물이 세 곳이나 있는데 역시 인문학은 돈이 안 되나 푸념하기도 했고요. 하지만 저는 학교에서 받은 것이 훨씬 크기에 기쁘게 기부를 결심했습니다. 제 돈이 의미 있고 필요한 곳에 쓰이길 바라는데 그게 인문관 건립이라고 생각했어요. 인문관은 제 졸업 이후에 완공될 예정이라 제가 그곳에서 공부하지는 못하겠지만, 후배들이 편하게 공부하고 각자 꿈을 위해 노력하는 공간으로 사용된다면 굉장히 뿌듯할 것 같습니다.

준배님의 꿈은 무엇인가요?

두루뭉술하게 말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성격이지만,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겠네요. 저는 아직 어리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명확한 지점을 염두하고 간다기보다는 앞으로 저에게 다가오는 일들을 충실히 해내고, 경험을 긍정하며 주변 사람들과 웃으며 살아가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