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발전기금연차보고서2021

VOICE OF KU 12021 고려대학교 발전기금 연차보고서

마음의 고향 고려대학교

내 모든 것 주어도 아깝지 않을 모교

내 모든 것 주어도
아깝지 않을 모교

유휘성 교우(상학 58)

기부는 타인의 삶을 어루만지는 행위다. 유휘성 교우가 기부를 실천하며 “돈은 체온과 같아서 따뜻할 때 나누는 게 좋다. 살아 있을 때 더 많은 사람과 나의 체온을 나누고 싶다”라는 말을 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일 것이다. 나의 체온을 다른 이와 나누는 일은 타인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기부는 타인과 나누는 체온과 같아

유휘성 교우는 2011년 모교에 방문해 신경영관 건립기금 10억 원을 기부하고, 2015년에는 발전기금으로 10억 원을 전달했다. 또한 2017년에는 자녀들을 키운 서초구의 아파트를 기증했다. 그의 기부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2019년과 2020년에는 각각 10억 원을 기부했고, 2022년에는 “생애 마지막까지 내가 가진 모든 것을 고려대에 주고 싶다”는 말을 남기며 10억 원을 추가로 기부했다. 지난 11년간 유휘성 교우가 고려대에 전달한 기부금은 총 74억 원에 달한다.
그의 기부가 특별한 이유는 거액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학생들을 위한 생활비 장학금, 노벨상 수상자가 나오기를 염원하는 교원 연구 지원기금, 코로나19 위기 극복과 심혈관 질환 연구 발전을 이끌 의학발전기금, 학교 발전에 기여한 직원을 격려하는 직원 공로상 기금까지 다방면으로 학교 구성원 모두를 후원하기 때문이다.
유휘성 교우는 이미 10년 전부터 이생에서 가졌던 것을 정리하고 있었다. 평생을 아껴가며 모은 돈도 그중 하나였다. “돈은 바닷물과 같아요. 바닷물을 아무리 많이 마셔도 갈증이 해소되지 않듯, 가지고 있으면 더 욕심나죠. 죽을 때 돈을 가지고 갈 수 있다면 모를까. 사람이 죽으면 모았던 돈이고 물건이고 모두 놓고 가야 하잖아요. 꼭 필요한 사람에게 나눠주고 가는 것이야말로 보람된 일이지요.”

가난했던 어린 시절의 삶, 기부의 원천이 되다

기부는 돈을 사회적 가치로 환원시킨다. 따라서 기부는 기부자의 삶을 성찰하는 일이기도 하다.
유휘성 교우는 한국전쟁으로 지독히도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초등학교 시절에는 학교에 가는 대신 이리저리 장사를 다녔고, 중학생이 되어서는 숯불 다리미로 군인들의 바지를 다려주는 일 등 온갖 잔심부름을 하며 돈을 벌었다. 고등학교 때는 작은아버지의 집에서 신세를 지며 아르바이트로 생활비를 벌고, 남는 시간에 공부했다.

생애 마지막까지 내가 가진
모든 것을 고려대에 주고 싶습니다.
내 마음의 고향이 바로 고려대이기 때문입니다.

생계가 어려운 와중에도 배움의 끈을 놓지 않았던 유휘성 교우은 1958년 고려대 상과대학 상학과에 입학했다. 대학에 다니는 동안 친구 집 등을 전전하며 과외와 번역 아르바이트로 학비를 마련했다.
“야심성유휘(夜深星逾輝)라고 밤이 깊어지면 별이 더욱 빛나듯이, 어려운 환경이 나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어요. 어려움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용기와 슬기를 얻을 수 있었거든요.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 나가 보니 그 차이를 알겠더라고요. 하지만 아직도 등록금과 생활비를 걱정하는 학생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팠어요. 그 학생들을 생각하니 제 어린 시절이 떠올랐고, 내가 가진 것들을 나눠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심이 서자 유휘성 교우은 지금껏 계획과 실천을 중시하며 살아던 본인의 삶 그대로 기부에 대한 계획을 세웠다. 언제 어디에 무슨 목적으로 얼마를 기부할지 신중하게 설계했다. 그리고 그 계획대로 기부를 실천해왔다. 살아 있는 동안 가진 모든 것을 다 주고 가겠다는 한결같은 신념에 따라.

후배들에게도 반포지효(反哺之孝)를 당부하다

유휘성 교우는 모교에 꾸준히 기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내 마음의 고향이 바로 고려대학교이기 때문”이라고 말하며 미소 지었다.
“반포지효(反哺之孝)란 말이 있어요. 까마귀가 어릴 때는 어미가 새끼를 먹인다고 열심히 먹이를 구해다 나르고, 나중에 새끼가 자라면 새끼가 먹이를 물어다 어미에게 줍니다. 고려대 가 나의 모교(母校), 어미와 같아요. 고려대가 나를 이렇게 길러놨으니 이제는 제가 가진 것을 나눌 차례죠.”
유휘성 교우는 가진 것을 나누는 기부를 통해 행복을 얻었다.
그가 기부한 금액은 어머니와 할머니 이름의 ‘인(仁)’자와 본인 이름의 ‘성(星)’자에서 따온 ‘인성기금’이란 이름으로 장학금, 연구진흥기금 등 고려대의 발전에 두루 쓰이고 있다.
“소중하지 않은 돈은 없어요. 하지만 돈을 어떻게 쓰냐에 따라 효용성은 달라지지요. 고려대에서 꼭 필요한 곳에 잘 쓰고 있는 걸 보면서 보람을 느낍니다. 더불어 ‘적선지가 필유여경(積善之家 必有餘慶)’이란 말이 있어요. 좋은 일을 많이 하면 그 집에 반드시 경사가 있다는 뜻으로, 후손들에게까지 복이 미친다는 것이지요. 금액이 크든 작든, 형편대로 복을 쌓는 것보다 더 좋은 일이 어딨겠어요.” 기부의 가치를 되새겨보게 만든다.

아울러 유휘성 교우은 “고려대가 있기에 지금의 우리가 존재하는 것”이라고 말하며, 후배들에게도 반포지효의 가치를 잊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담담한 어투로 말하는 그의 목소리에서 학교를 사랑하는 진심이 묻어났다.
“기부는 마음을 여는 것이다. 기부는 모두가 함께 잘 사는 공동체를 이루기 위해 내가 가진 것을 나누는 것이다”라는 유휘성 교우의 말은 기부의 가치를 되새겨보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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